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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일도 작은 일에서 천하의 이치는 본말(本末)과 대소(大小)가 떨어진 적이 없다. 치[寸]가 잘못된 자[尺]는 자 구실을 할 수 없고, 눈금이 잘못된 저울은 저울 구실을 할 수 없다. 그물눈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데도 벼리가 제 구실을 하는 경우란 없다. - 유형원, <반계수록(磻溪隧錄)> '서수록후(書隨錄後)' 에서 - 반계 유형원(1622-1673)은 도(道)라든가 이(理)라든가 하는 것은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른바 도기불리(道器不離). 도덕 윤리 등에만 머물지 않고 제도 등 당면한 실제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반계는 전반적 개혁안으로 <반계수록>을 내놓았다. 성호, 담헌, 연암 등은 크게 공감하고 그의 경륜을 매우 높이 평가했다. 그래서 우리는 반계를 실학의 비조(鼻祖)라 부른다. 큰 이야기는 중요하고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구체적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면 무슨 소용인가. 또 거창한 말만 하고 조그만 실천도 없다면 무슨 소용인가. 추상적 가치나 원칙도 구체적 사물과 현실로 매개되어야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다산이 말하듯, ‘본(本)은 말(末)로써 완성된다.’ 노자의 도덕경에서 말하듯, ‘천하의 큰 일은 반드시 작은 일로 만들어진다.’ 큰 일도 작은 일에서 비롯되고, 큰 일도 작은 일에서 성패가 갈린다. 실학은 그런 작은 것을 소홀하지 않는 것이다. [인용원문] 天下之理 本末大小 未始相離 寸失其當 則尺不得爲尺 星失其當 則衡不得爲衡 未有目非其目而綱自爲綱者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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