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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다산, 파란만장한 일생을 보냈기에 경험을 통한 삶의 원리에 매우 밝았습니다. 천재적인 두뇌에 동서고금의 무수한 책을 읽었기에 온갖 지혜를 몸속에 가득 담고 있었습니다. 문과에 장원급제하여 한림원과 옥당을 출입하며 학문과 글솜씨로 온 세상에 명성을 드날렸으며, 암행어사와 목민관으로 준엄한 국법의 수호에 앞장서고 수령으로 백성사랑의 참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젊고 재주있는 신하로 임금의 총애도 독차지했으나, 역적죄인으로 감옥에 갖혀 모진 고문과 협박에 시달려야 했고, 18년의 긴긴 유배살이에 생애의 황금기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말 그대로 염량세태를 제대로 살필 수 있는 처지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런 경험과 지혜의 덕택으로 다산의 글에는 마치 성경의 잠언(箴言)과 같은 금쪽같은 글이 많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다름 아닌 ‘원세잠’이라는 수준 높은 글인데, 철인의 경지에 오른 현인의 교훈임에 분명합니다.
큰 권력이 탄생하고, 새로운 실세(實勢)들이 나타나면 그런 권세가의 집에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권력과 권세를 쫓는 무리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한창 신나는 모습이 전개되기 마련입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고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옛말이 있으나 오늘의 우리나라는 대통령임기가 5년이니 권불5년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다산은 권세를 멀리해야만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고 꽃다운 이름을 천추만세에 전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어떻게 해야 멀리 피하지( 遠如何), 독사와 호랑이 피하듯 해야지(毒蛇虎狼), 거스르지도 아첨하지도 말고(勿 勿阿), 밝은 지혜로 적중해가야지(以中明哲), 백세토록 가문이 전해지려면(百世相傳), ‘원세’ 두 글자가 그 비결이니라(二字其訣)”고 권력이나 세력과 일정 거리를 두고 지혜롭게 처신을 해야지, 권력에 이유 없이 거스르지도, 욕심으로 아부해서도 안된다고 했습니다. 더구나 권력의 주구가 되어서는 패망이 눈앞에 선하다고 했습니다.
현자나 성자의 입장에서 세상을 관조하면서 후손들에게 내린 다산의 잠언은 읽을수록 맛이 있고 지혜가 솟아나게 하는 글들임에 분명합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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