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편지

[우리말 편지] 군물

문근영 2010. 3. 25. 07:25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08. 9. 10.(수요일)

 

 

안녕하세요.


어제 아내와 상의해서 친구 승환이에게 돈을 보내긴 했는데,
막상 보내고 보니 아내는 걱정이 앞서나 봅니다.
곧 한가위인데... 월급은 뻔하고...


아내가 농담으로 한마디 하네요.
"공무원이 어디 가서 돈을 더 벌 수는 없고, 쓰는 거라도 줄여야 하니 이참에 담배 좀 끊죠? ^^*"


오늘도 아내 눈치를 좀 봐야겠습니다.
저는 아침을 꼭 챙겨 먹고 저녁도 일주일에 닷새 정도는 집에서 먹는 간 큰 남자인데,
당연히 아내 눈치를 봐야죠. 며칠만이라도...^^*
어제 오후부터 담배를 줄여보려고 몇 번 참고, 담배가 생각나면 물을 마셨습니다.
한번 참아보려고요. ^^*


이렇게 끼니때 이외에 마시는 물을 '군물'이라고 합니다.


군것, 군기침, 군살, 군침, 군불, 군입, 군것질, 군음식, 군가락, 군걱정, 군글, 군글자, 군기침, 군내, 군눈, 군대답, 군대면, 군더더기, 군덕살, 군돈, 군말...
여기에 쓰는 모든 '군'은 쓸데없는, 또는 가외로 더한, 덧붙음의 뜻을 더하는 앞가지(접두사)입니다.
군것은 없어도 좋을 쓸데없는 것이고,
군기침은 헛기침이고,
군살은 군더더기 살이고,
군침은 공연히 입 안에 도는 침이고,
군불은 음식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을 덥게 하려고 때는 불입니다.


친구를 돕는 일에
군소리 없이 함께해준 아내가 고마워
열심히 군물 마시면서 담배 생각을 참아 보렵니다. ^^*

 

이제 오늘치 편지를 썼으니 또 군물을 마셔야겠네요. ^^*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어제 받은 편지 가운데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게 있어서 붙입니다.
새미래뉴스라는 곳에서 받은 편지입니다.


어머니의 발자국/ 김은영

 

걸을 수 없을 만큼 다리가 아파

흉내조차 낼 수 없어

눈물만 쏟아내야 하시는 어머니!

 

참아낸 가슴에

피를 토해내야 했던

어머니를 헤아리지 못했다.

나는


비수 같은 언어들을 쏟아내고도

나 혼자서 잘 먹고 잘 자란 줄 알았던 것은

어머니의 골절 속에 흐르지 않는

血이 될 줄을 몰랐다.


주무시다 몇 번씩 이불을 덮어주시던 것은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줄 알았고.

밥알이 흩어져 ? 낼沮嗤?

주어먹어야 하는 줄 알았고.

생선을 먹으면 자식을 위해 뼈를 발려서

밥숟가락 위에 올려줘야 하는 줄 알았고.

구멍 난 옷을 입어야 어머니인줄 알았고 .

밤이면 몸뚱이가 아파 앓는 소리가

방안을 휘감아도 그 소리가 관절염속에

파묻힌 고통인줄 몰랐다.

 

걸을 수 없어 질질 끌고 다니시는

다리를 보고서야 알았다.

자나 깨나 자식이 우선이었고

앉으나 서나 자식을 걱정해야하는 것은

당연한줄 알았다.


아픈 말들을 주름진 골 사이로 뱉어 냈을 때

관절염이 통증을 일으킬 만큼

“나 같은 자식 왜! 낳았냐고”

피를 토하게 했던 가슴 저미는 말들.

너하고 똑같은 자식 낳아봐라

네 자식이 그런 말 하면 얼마나 피눈물 나는지.

그렇게 말씀하시는 어머니가 미웠다.

씻지 못할 철없는 말들을 했던

저를

용서해주세요. 어머니!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어머니 마음을 알려 하지만

전부는 모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한 줄 알았습니다.

 

뼈가 다 달아서 걸을 수 없어

고통과 사투를 벌이는 어머니!

제 다리라도 드려서 제대로 걸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피가 마른 눈물을 어이 닦아 드려야합니까?

어머니의 발자국을 찾고 싶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글 성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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