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편지

[우리말 편지] 있습니다와 있음

문근영 2010. 3. 20. 07:08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08. 8. 25.(월요일)

그런데 '읍니다'를 버리고 '습니다'를 표준어로 삼고 보니,
많은 사람이 이름꼴(명사형) 씨끝(어미) '음'을 '슴'으로 쓰는 엉뚱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있습니다'고 쓰고 이를 줄여 '있슴'이라고 쓰는 겁니다.

안녕하세요.

하늘이 참 맑고 깨끗하네요. ^^*
이렇게 기분 좋은 소식이 신문에 났네요.
정운천 서울대 전 총장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http://media.daum.net/society/people/view.html?cateid=1011&newsid=20080823033307540&cp=hankooki&RIGHT_TOPIC=R10

오늘은 좀 쉬운 것으로 시작할게요.
대부분이 아시는 내용인데도 '읍니다'와 '습니다'를 잘못 쓰시는 분이 뜻밖에 많네요.
어제 받은 편지에서도 '읍니다'와 '있슴'을 봤습니다.

다 하시는 것처럼 예전에는 '읍니다'였지만 1989년부터는 '습니다'가 표준어입니다.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 그 의미에 아무런 차이가 없고 그 가운데 하나가 널리 쓰이면, 그 가운데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에 따라
'읍니다'를 버리고 '습니다'를 표준어로 삼았습니다.
여기까지는 거의 다 아십니다.

그런데 '읍니다'를 버리고 '습니다'를 표준어로 삼고 보니,
많은 사람이 이름꼴(명사형) 씨끝(어미) '음'을 '슴'으로 쓰는 엉뚱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있습니다'고 쓰고 이를 줄여 '있슴'이라고 쓰는 겁니다.

'-음, -ㅁ'은
자음 밑에서는 '-음'을,
모음 밑에서는 '-ㅁ'을 써 낱말을 이름씨(명사)로 만드는 씨끝(어미)입니다.
'읍니다/습니다'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읍니다'를 '습니다'로 바꿨으니까 '-음'도 '-슴'으로 적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죠?
움직씨(동사) 먹다의 이름씨꼴은 '먹음'이지 '먹슴'이 아니고,

당연히 움직씨 없다 이름씨꼴은 '없음'이지 '없슴'이 아닐고,
'있다'의 이름씨꼴은 '있음'이지 '있슴'이 아닙니다.
이런 기본이 틀리면 좀 창피하지 않을까요? 저라면 창피할 것 같습니다.

설마하니...
맞춤법이 너무 자주 바뀌니까 공부한 게 다 소용없어졌다고요? 그래서 헷갈리신다고요?
1989년에 바뀌고 1954년에 바뀌었으며, 그전에는 1920년대에 바뀐 적이 있습니다.
몇년에 태어나셨는데 맞춤법이 '자주' 바뀐다고 하시나요? ^^*

누군가 그러시더군요.
좋은 일이 많아서 자주 웃는 게 아니라,
자주 웃어서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오늘도 많이 웃으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편지입니다.





[시장 가기]

여러분, 주말에 시장 가시나요?
저와 함께 시장 가실 용의(用意, ようい[요우이])가 아닌 뜻이 있으시면,
떠나시기 전에 용무(用務, ようむ[요우무])나 용변(用便, ようべん[요우뱅]) 다 보시고,
무엇을 구입(購入, こうにゅう[고우뇨])할 필요 없이 그냥 사러 가 볼까요?

집을 나서면서 시건(施鍵,せじょう[세죠우])장치 대신 잠금장치로 단도리(段取り, だんどり[단도리])가 아닌 단속이나 채비 잘하시고,
가는 길에 가건물(假建物, かりたてもの[가리다데모노])이 아닌 임시 건물에 세 들어있는 은행에 들러,
납기(納期, のうき[노우끼])일 늦지 않게 전기세가 아닌 전기요금 내시고
육교(陸橋, りっきょう[릭교])가 아닌 구름다리 건너 백화점에 갑니다.
남편은 애들과 함께 대기실(待機室, たいきしつ[다이끼시쯔])이나 대합실(待合室, まちあいしつ[마찌아이시쯔]) 아닌 기다림 방에서 쉬라고 하고...

백화점은,
저를 고객(顧客, こかく/こきゃく[고각구/고꺅])으로 모시지 말고 손님으로 모시며,
매출(賣出, うりだし[우리다시]) 늘려 매상고(賣上高, うりあげだか[우리아게다까]) 올릴 생각 버리고,
정찰제(正札制き(しょうふだつき)[쇼부다쯔끼]) 필요 없고 단가(單價, たんか) 몰라도 좋으니, 제값만 받고,
대폭(大幅, おおはば[오오하바]) 세일 안 해도 좋고 할인(割引, わりびき[와리비끼]) 안 해도 좋으니 에누리나 잘하고,
신상품 입하(入荷, にゅうか[뇨까]) 안 해도 좋으니 질 좋은 물건이나 가져다 놓고,
당분간(當分間, とうぶんかん[도우붕강]) 품절(品切れ(しなぎれ[시나기래]))돼도 좋으니 있는 물건 가지고 바가지나 씌우지 마시길...
나오시기 전에 야채(野菜, やさい[야사이]) 대신 남새나 푸성귀, 하다못해 채소를 꼭 사셔서 가족 건강 챙기시길...

사온 옷은 단스(簞, たんす[단스])에 넣지 말고 장롱이나 옷장에 넣어 두세요.
그래야 도난(盜難, とうなん[도우낭]) 당하는 게 아니라 도둑맞지 않죠.
만약 도둑놈이 들어오면,
도둑놈에게는 수갑(手匣, てじょう[데죠]) 채우지 말고 쇠고랑 채우고,
도둑질한 물건은 압수(押收, おうしゅう[오우슈])하지 말고 그냥 거둬야 합니다.

시장 잘 다녀오셨죠?

보태기)
1. 여기에 쓴 일본어투 말도 우리나라 국어사전에 올라있습니다.(시건, 단스만 빼고...)
또, 그 말은 모두 국립국어원에서 바꿔서 쓰라고 권하는 말입니다.(용의, 용무, 용변만 빼고...)
일본어투 글 오른쪽에 있는 우리말을 쓰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고객' 대신에 '손님'이라고 쓰시면 됩니다.

2. 부족한 일본어 실력이지만,
일본어투 한자와 우리가 평소에 쓰는 말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보이고자,
일본어 발음을 [ ] 안에 제 나름대로 달아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나름대로 읽은 것이니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 성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