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편지

[우리말 편지] 생률이 아니라 날밤입니다

문근영 2009. 10. 22. 10:29

                      [우리말 편지] 생률이 아니라 날밤입니다 

 

 

 

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2007. 7. 26.

만약 제 딸이 저에게
"아빠 생률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저는 "응 그건 굽거나 삶지 않은 날밤을 말한단다."라고 이야기 해줄 겁니다.

안녕하세요.

탈레반이 끝내 우리나라 사람을 죽였군요.
나쁜 사람들입니다.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죄 없는 사람을 죽이다니...
유괴, 납치, 성폭력... 이 세상에서 하루빨리 없어져야 할 나쁜 짓입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양주잔을 들었습니다.
11시가 넘어 집에 가면서 잠시 방앗간에 좀 들렀죠.
세 명이 함께 홀짝거렸는데 안주로 생률이 나오더군요.

생률이 뭔지 아시죠?

만약 제 딸이 저에게
"아빠 생률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저는 "응 그건 굽거나 삶지 않은 날밤을 말한단다."라고 이야기 해줄 겁니다.
이렇게 쉽게 이야기하면 되는데 왜 '날밤'을 쓰지 않고 '생률'을 쓸까요?
'날것'이라고 하면 되는데, 굳이 '생물'이라고 하고...

생률(生栗)[생뉼]은
굽거나, 삶거나, 찌거나 말리지 아니한 날것 그대로의 밤이라는 뜻입니다.
이 '생률'은 국립국어원에서 '날밤'으로 다듬었습니다.

생률보다는 날밤이나 생밤이 더 낫지 않나요?
저는 어제 생률을 먹지 않고 날밤을 먹었습니다. ^^*

한 사전에 보니 날밤을 이렇게 풀어놨네요.
"껍질을 벗겨 (ㅂㄴ)를 깎아서 나부죽하게 만든 밤".

여기서 오랜만에 수수께끼를 내겠습니다.
ㅂㄴ에 들어갈 낱말이 뭘까요?
밤을 까면 거무스름하고 떫은 속껍질이 나오는데 바로 이것을 ㅂㄴ라고 합니다.

맨 처음 문제를 맞히시는분께
'탑라이스' 2kg을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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