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함께읽기

[스크랩] 극기잠(克己箴) / 박석무

문근영 2018. 8. 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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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기잠(克己箴)


공자(孔子)의 유교철학은 인류가 인(仁)을 행하면 요순시대가 도래한다는 이상론에 근거를 두었습니다. 그래서 인을 행하려면 자신의 인간적 약점을 극복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극기복례위인(克己復禮爲仁:논어)이라고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제자 안연(顔淵)에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이런 경문(經文)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도 시대마다 학자마다 다르고 각자의 견해로 해석하기 때문에 딱히 하나의 의미로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경학(經學)공부가 필요했고 많은 경학자들이 연이어 배출되었습니다.

율곡 이이(李珥)는 그의 저서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 “내 마음의 좋아하는 것이지만 천리(天理)에 합치되지 않는 것을 기(己)라 한다”(吾心所好不合天理之謂己也)라고 해석하여 자신의 마음에 좋아하는 것이지만 객관적 진리나 이치에 합당하지 않음을 기라 여기고 그것을 극복하여 진리나 이치에 합당하도록 힘을 기울이는 것을 ‘극기’라고 했습니다. 다산은 “인간의 마음에는 두 가지가 있다. 도심(道心)과 인심(人心)이다”(曰己有兩 維道與人)라고 전제하고 인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미약하여 주인과 손님의 처지이니 위태한 것은 언제나 강하고 미약한 것은 언제나 약한 것이니 공격하지 않으면 어떻게 굴복시키며 붙들지 않으면 어떻게 넓혀가겠는가라고 하여, 위태한 인심을 공격하고 약한 도심을 넓히고 크게 함이 ‘극기’라는 뜻으로 이론정연한 ‘극기잠’, 즉 극기에 대한 잠언을 지었습니다.

온갖 범죄자들이 날뛰고 거짓과 사기로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오늘의 세상, 자기 하고 싶은대로만 하다가 온갖 낭패에 이르고 마는 요즘, 진리나 이치에 맞지 않는 자신의 마음인 인심을 억누르고 객관적으로 옳고 바른 도심으로 행위를 이끌어갈 수 있어야만 극기의 공효가 나온다는 것이 다산의 뜻이었습니다. 생의 만년에 지었던 것으로 여겨지는 여러 가지의 잠언이 있으나 자기콘트롤을 통해 예(禮)를 회복하는 극기만이 “이보다 큰 공이 없다”(功莫與京)는 다산의 지혜는 지금에도 더욱 훌륭하게만 여겨집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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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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