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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46. 역사책 읽는 법

문근영 2018. 5. 13. 10:04

[다산어록청상] 46. 역사책 읽는 법



네가 여태도 《사기》을 읽는다 하니, 또한 좋은 일이다. 하지만 예전 고염무(顧炎武)는 《사기》를 읽을 때 본기와 열전의 글은 마치 손도 대지 않은 것처럼 깨끗했고, 연표와 월표의 글은 손 때로 까맣게 되었었다. 이것이 역사책을 잘 읽는 방법이다. 《기년아람(紀年兒覽)》․《대사기(大事記)》․《역대연표》 같은 책은 모름지기 그 범례를 자세히 보아야 한다. 《국조보감(國朝寶鑑)》을 가져다가 연표를 만들도록 해라. 혹 《대사기(大事記)》나 《압해가승(押海家乘)》을 가져다가 연표를 만들어 보아라. 중국의 연호와 역대 임금이 왕위에 오른 해를 자세히 살펴서 엮고 비교해 보아라. 바라건대 나라의 일과 선대의 일에 대해 큰 줄거리를 알고서 시대의 선후를 구별해 보아라. -〈유아에게 부침[寄游兒]〉 9-42



汝尙讀史記云。亦自佳。然昔顧亭林之讀史也。其本紀列傳之篇。若手未嘗觸。而年表月表之篇。手垢黯然。此其所以善讀也。紀年兒覽大事記歷代年表之類。須詳其凡例。取國朝寶鑑作年表。或大事記。又取押海家乘作年表而大國年號與列朝踐阼之年。詳攷而編比之。庶於國朝事先世事。知其大綱。別其時代先後也。





역사책을 읽을 때는 큰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연표를 만들어 줄기를 잡아놓고, 그 다음에 세부로 들어가야 한다. 선후도 모른 채 되는 대로 읽어서는 효과가 없다. 고염무는 연표와 월표만 읽고 또 읽었다. 손때가 까맣게 절도록 읽었다. 남들이 열심히 읽는 본기와 열전은 건성건성 건너뛰며 읽었다. 역사의 뼈대를 파악하는데 이 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 세부에 빠지지 마라. 잔재미에 현혹되지 마라. 큰 가닥을 잡아 전체를 장악하라. 

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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