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과 같이
이경단
내 앞에 서는
모든 것을 사랑하게 해 달라고
떠오르는 해를 보며
빌었다.
처음 만난 그 친구가
내 마음 속에서
항상 빛나는 예쁜 꽃이 되기를
빌었다.
너와 내가 가진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이
계속 흐르는 시냇물이 되기를
빌었다.
어제, 마음이 오늘도
오늘, 마음이 내일도
항상 처음과 같이 이어지는
긴 끈이 되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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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을 잊지 말자.'라고 현수막에 씌어 있는 글을 읽었습니다.
처음 初 마음 心 '초심'은 한자입니다. 쉽게 풀어 쓴다면 '처음에 먹은 마음'이라고 해야겠지요. '처음에 먹은 마음'을 잊지 말자는 건 무엇이겠어요?
누구에게나 처음 먹은 마음은 있을 거예요. 특히 요즘 같은 새해 첫 달은 새롭게 마음을 다져야 하는 때이지요. 새 달력을 벽에 걸었을 때, "새해에는 나도 뭔가 새로워 질 테야." 하는 다짐을 갖게 되지요.
어떤 친구는 새해 계획표를 세워 책상 앞 벽에 커다랗게 붙여 놓았더군요. 슬쩍 읽어 보았지요.
'책을 많이 읽겠다.'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듣겠다.' 이런 마음가짐을 '처음에 먹은 마음'이라고 해야겠지요?
그런데 계획을 세울 때는 좀더 구체적이면 좋겠어요. 책을 많이 읽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면 한 달에 몇 권의 책을 읽을 것인지, 동화책인지, 동시집인지 자세하게 적었다면 좋을 걸 그랬어요.
한 달에 3 권 읽기로 했는데 1 권밖에 읽지 못했거나, 5 권이나 읽을 때도 있겠지요. 그럴 땐 '더 많이 읽어야지.', 아니면 '이번 달에는 계획보다 많이 읽었구나.' 하고 반성하거나 스스로 만족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운동도 마찬가지고요. 어떤 운동을 하루에 얼마만큼 할 것인지 계획을 세웠다면 실천하기가 더 쉬울지 모릅니다. 그런 다짐은 나를 열심히 단련시키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지요.
'내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게 해 달라고, 친구가 내 마음 속에서 예쁜 꽃이 되기를, 어제 마음이 오늘도, 그리고 내일로 이어지는, 처음과 같은 날이 되기를 빌었다.'는 시를 읽어 봅니다. 시인의 기도가 아름답습니다.
'처음과 같이' 변함없기를 바라는 마음은 1월이나 새 학년 시작 때 어울리는 시가 될 듯합니다. 1월이나 새 학기가 주는 고마운 일은 욕심껏 꿈을 늘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처음과 같이' '처음에 먹은 마음'같이 변함없기를 다짐하며 이 시를 읽어 보기로 해요.
● 작가소개
이경단(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아동문학연구'로 등단했습니다. '색동어머니동화구연가' 회원이며 지은 책은 '풀꽃의 발돋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