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파주 5 / 박 준

문근영 2018. 3. 17. 10:07

파주 5

 

    박 준

 

 

 

  올해 두 살 된 단비는 첫배에 새끼 여섯을 낳았다 딸이 넷이었고 아들이 둘이었다 한 마리는 인천으로 한 마리는 모래내로 한 마리는 또 천안으로…… 그렇게 가도 내색이 없다가 마지막 새끼를 보낸 날부터 단비는 집 안 곳곳을 쉬지 않고 뛰어다녔다 밤이면 마당에서 길게 울었고 새벽이면 칠 년 전 하나 있던 딸을 먼저 보낸 올해 예순일곱 된 아버지와 멀리 방죽까지 나가 함께 울고 돌아왔다

 

 

                     —《문학과 사회》2015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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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 1983년 서울 출생. 2008년《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엄정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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