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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라가 흥기(興起)되고 향상되려면 / 박석무

문근영 2018. 3. 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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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흥기(興起)되고 향상되려면


공자나 맹자 같은 성현들은 자나 깨나 나라가 흥기되고 향상되기만을 그렇게도 바라고 염원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공맹(孔孟)의 유학사상을 믿으며 학문과 공업(功業)을 이룩한 대부분의 어진 이들도 언제나 그들의 염원은 치국안민(治國安民), 즉 나라가 제대로 다스려지고 모든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성현이다, 대현(大賢)이다, 위인이라고 호칭했습니다.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물었습니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공자께서 곧장 답변하기를, “백성들의 먹을 양식이 넉넉하고 국방력이 튼튼하면서 백성들이 신뢰해주면 잘 하는 정치다”라고 말했습니다. 자공은 “어쩔 수 없어 세 가지 중에서 하나를 버린다면 맨 먼저 무엇을 버릴까요?” “군대지”라고 공자가 답했습니다. 다시 자공이, “나머지 두 가지에서 어쩔 수 없이 버린다면 무엇이 먼저입니까”라고 묻자, “양식이지”라고 공자가 답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 주자의 『논어집주』에서는 “창고가 가득차고 군비(軍備)가 제대로 정비된 뒤에야 교화(敎化)가 행해지고 백성들이 믿어주게 된다”라는 해석을 내립니다. 다산은 『논어고금주』라는 그의 방대한 논어연구서에서, “백성들이 신뢰해줌은 양식이 넉넉하고 국방이 튼튼해서가 아니다”(民信非由於足食足兵)라고 새로운 해석을 내립니다. 백성들이 신뢰해주는 일, 양식의 넉넉함, 국방의 튼튼함은 각각 별개의 일이면서 셋이 합해져야 하지만, 그 모든 것 중에서 “백성들이 믿어주지 않으면 나라가 흥기되고 향상될 수 없다”(民不信不立)라는 공자 말씀대로 최후의 보루는 백성들의 신뢰이지, 부(富)하고 국방이 튼튼하다고 그냥 나라가 발전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입니다.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튼튼히 하자는 구호가 천하를 뒤덮고 있지만, 그렇다고 백성들이 믿어주지 않는다면 나라에 무엇이 흥기되고 향상되겠습니까. 여러 차례 강조한 이야기지만, 최후의 보루는 공자와 다산의 말씀처럼 국민의 신뢰입니다. 우리 사회는 모든 신뢰가 무너진 상태임이 분명합니다. 어떻게 해야 신뢰가 회복되고, 믿음이 살아날 것인가는 당국자들이 더 잘 알 것입니다. 하나도 신뢰요, 둘도 신뢰일 뿐입니다. 제발 믿을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지혜를 총동원해 줄 것만 바랄 뿐입니다. 백성들이 믿어주어야만 경제도, 국방도 튼튼해진다는 의미가 깊습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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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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