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함께읽기

[스크랩] 인재(人才) 등용이 통치의 근본 / 박석무

문근영 2018. 1. 10. 09:39

동양정치의 꿈과 이상은 요순(堯舜)의 정치를 이룩하는 일입니다. 공자나 맹자도 요순시대를 복원하자는 꿈을 버리지 않았고, 세종이나 정조도 언제나 그런 꿈을 꾸고 있었으며, 반계ㆍ성호ㆍ다산 같은 학자들도 그런 꿈과 이상을 안고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요순정치의 요체는 도대체 어떤 것이었을까요. 이런 문제에 대하여 가장 명쾌한 해석을 내린 정치학자는 역시 다산이었습니다.


왕도정치(王道政治)의 교과서 중에서도 통치철학의 중심에 있는 『대학(大學)』이라는 경서를 독창적인 이론으로 해석한 다산의 저서 『대학공의 (大學公義)』라는 책에, 요순시대를 이룩하려면 ‘용인(用人)’과 ‘이재(理財)’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인재를 제대로 발탁하여 적소에 배치하고[용인], 경제정책을 올바르게 펴서 국부를 증진시키고 백성들이 배부르게 먹고살 수 있는 재정운영[이재]을 제대로 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제를 살려내서 국민들이 잘 살도록 하겠다고 새로 정권을 잡은 정부의 경제정책이야 두고 볼 일이지만, 요즘 세상을 요동치게 하는 고위공직자 임명의 과정을 보면서, 그렇게 하는 용인이 요순시대의 용인정책인가에 대해서는 회의를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때야말로 다산의 교훈을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순임금이 22명의 훌륭한 인재들을 발탁하여 적시적소에서 높은 도덕성과 탁월한 능력으로 백성을 제대로 보살펴주자, 겉으로 보기에 순임금은 아무런 하는 일 없이도 나라가 제대로 통치되었습니다. 그래서 공자(孔子)는 그런 통치형태에 너무나 감탄하여 “하는 일 없이도 세상이 제대로 다스려졌네”(無爲而治)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다산은 풀이했습니다.


여기에 다산의 교훈이 있습니다. 지역이나 신분을 가리지 않고 참으로 능력 있고 도덕성이 높은 인물들을 발탁하는 것만이 통치의 근본이라는 것입니다. 특별한 인연이나 따지고, 출신 지역이나 학연을 골라서 인재를 등용하면 절대로 요순정치는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우리라고 왜 요순정치를 바라지 않겠습니까. 제발 이재에 앞서 용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산에게서 배우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박석무 드림

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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