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함께읽기

[스크랩] 새해를 맞으며 생각나는 다산선생의 말씀 / 박석무

문근영 2017. 12. 6.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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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으며 생각나는 다산선생 말씀


한해가 가고 또 다른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지상에 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나이가 한 살 더 보태졌습니다. 무엇인가 반성도 해보고 새로운 설계를 하면서 뭔가 변화의 마음자세를 가다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순간에 불현듯 다산이 남긴 값진 말씀들을 기억해내야 함은, 그분의 말씀은 언제나 변화의 모티브를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초하룻날 새벽에 온 신문에서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이자」라는 의미 깊은 내용의 사설을 읽었습니다. 신문의 사설은 “이 땅의 언론은 그동안 상대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합리적 토론을 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대신, 정치적 냉소주의를 부추기고 이념 대결을 조장하며 극단적인 편 가르기를 해왔다”라고 자가비판을 하면서, “이제 우리는 다시 한 번, 냉철하되 따뜻함을 잃지 않으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품격 있는 언론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다짐하면서 글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새해를 맞아 행한 국민여론조사의 결과로, “사람이 사람답게 대우받는 사회”를 가장 많은 국민들이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얼마나 간절한 국민의 소원인가요.

그 신문이 여론조사의 결과로 밝힌 몇 가지 통계를 살펴보면서, 오래전에 강력히 주장했던 다산의 말씀은 바로 오늘을 위해서 미리 말씀하신 것임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다산은 정치지도자들에게 뜨겁고 간절하게 부탁했습니다. “뜨거운 마음으로 세상만물의 위험과 고통을 구제해주고, 냉철한 눈으로 염량세태를 관찰하라”(熱腸以救萬物危苦 冷眼以觀世態炎 : 『목민심서』, 휼수)고 명확하게 말하였습니다. 힘없고 가난하며 애잔한 서민들이 당하는 위험과 고통을 해결하려면 우선 마음이 뜨거워야하고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가를 살피려면 냉철한 안목을 지녀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목민심서』‘어중(馭衆)’에는 가난과 질병에 고통 받는 사람이 절망에서 자포자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들 또한 사람의 아들이라는 생각을 항상 간직하도록 해야만 옳다”(常存彼亦人子之意 可也)라고 하여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정치지도자들이 해야 할 가장 큰 덕목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그들을 대해주고 그들과 동고동락하는 지도자가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다산은 그 시절에 ‘언관(言官)’, 즉 오늘의 언론인들에게도 옳은 길을 인도해주었습니다. “언론인은 반드시 날마다 격언(格言)과 당론( 論:곧고 바른 의논)을 펴서 위로는 임금의 과실을 공격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의 숨겨진 고통을 알리도록 해야 한다”(在言地須日進格言 論 上攻袞闕 下達民隱 : 학연에게 주는 가계)라고 하면서, 어떤 경우 사악한 관리를 공격해 제거하려면 반드시 지극히 공정한 마음으로 하면서 탐욕·비루함·사치스러움만 따져야지 편파적인 마음으로 남을 함정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얼마나 지당한 말씀인가요.

『목민심서』의 ‘어중’조항에서는 ‘편향(偏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지도자와 언론은 공명정대해야지 털끝만큼의 편향성을 나타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새해를 맞았고, 새로운 정권도 들어서게 되었으니, 지도자들이나 언론이 위에서 열거한 다산의 마음을 지니고 다산의 지적을 제대로 받아들여 인간이 사람의 아들임을 잊지 않고, 사람답게 살만한 세상이 오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새해의 말씀으로 그동안 했던 다산이야기를 뽑아서 이야기 하였습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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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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