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진세월 일궈낸 어머니 얼굴 주름같은 모래톱
촤르르 파도에 실려 온 회환이야 골골이 묻어 놓고
바람길 따라 먼지 같은 모래알들 또르르 바다로 간다.
이보시게 내자 주름 고운 모래톱처럼 석양처럼
골골이 아름다운 이야기 나누며 곱게 늙어 가세나.
바람이 많은 날. 하늘도 우울한 기색이다. 일요일...
큰 아이가 서울로 유학을 갔다. 두 평도 안 되는 좁은 곳에서 자취를 한다.
물기라곤 없을 것 같은 저 모래톱의 잡초처럼 낯설고 물선 아수라 같은 그 서울로...
내가 그 나이에 이 도심에서 그랬던 것처럼 철저히 밑바닥 삶을 경험하리라.
생명이 깃들지 못할 것 같은 메마른 모래톱에서 굳건히 버티며 일가를 이루는 저 잡초처럼
한발 한발 고지를 향해 나아가 기어이기어이 그 곳에 도달하기를...
그래! 훗날 웃으면서 오늘을 이야기 하자.
늘 새로운 이야기가 있는 을숙도의 혼.
난 오늘도 을숙도로 간다.
2008.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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