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편지] 가르치다의 말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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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
2008. 4. 25.(금요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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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보화사회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고작 30년쯤 전부터입니다. 그전에는 산업화 사회였지만 이 또한 기껏 200년쯤 전입니다. 그전 수천 년, 수만 년은 농경사회였습니다. 그러니 우리 삶에 농업문화가 녹아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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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제는 몇 년 전 제가 일했던 연구소 소장님을 뵀습니다. 퇴직하시고서 뒤 3년 가까이 지났으니 참으로 오랜만에 함께한 자리였습니다.
소장님이 퇴직하신 뒤에 연구소에 들어온 신입 직원들과 함께 기관장으로 모셨던 분을 선배님으로 만나뵌 거죠. ^^* 건강한 모습으로 활발히 움직이시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조쌀하신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좋은 가르침 주시길 비손합니다. (조쌀하다 : 늙었어도 얼굴이 깨끗하고 맵시 있다.)
'가르치다'는 낱말이 있습니다. "지식이나 기능, 이치 따위를 깨닫거나 익히게 하다."는 뜻이라는 것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이 낱말은 밭을 갈고, 가축을 치는 데서 온 낱말입니다. 땅이나 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하는 것이니, 마음의 밭을 갈고 사람을 키우듯 정성스럽게 후배를 기르는 게 가르치는 겁니다.
얼마 전에 북돋우다와 헹가래가 농업에서 왔다는 말씀드렸죠? 이렇게 우리 삶에는 농업에서 온 게 많습니다.
우리가 정보화사회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고작 30년쯤 전부터입니다. 그전에는 산업화 사회였지만 이 또한 기껏 200년쯤 전입니다. 그전 수천 년, 수만 년은 농경사회였습니다. 그러니 우리 삶에 농업문화가 녹아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저같이 농대 나와서 농업을 하는 사람이 우리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 또한 당연하며, 우리 문화의 큰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인 우리말을 여기저기 알리려 힘쓰는 것 또한 당연합니다.
조영길 소장님! 앞으로도 가끔 저희를 불러서 좋은 가르침 주실 거죠?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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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이 밤의 끝을 잡고]
어제는 외부에서 손님이 오셔서 늦게까지 주(酒)님과 함께했습니다. 한 노래 제목처럼 ‘이 밤의 끝을 잡고’ 몸부림을 쳤던 하루였습니다.
이 밤의 끝을 잡고... 여러분은 이 문장을 어떻게 읽으세요? [끄슬]? [끄츨]? 아니 [끄틀]인가?
우리 국어에는, 연음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앞 음절의 받침에 모음으로 시작되는 형식 형태소가 이어지면, 앞의 받침이 뒤 음절의 첫소리로 발음되는 음운 법칙이죠. 이 법칙에 따라, ‘하늘이’가 [하느리]로 소리 납니다.
이 연음법칙에 따라, ‘끝을’을 [끄틀]로 읽어야 합니다. [끄슬]이나 [끄츨]로 읽을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끄’ 밑에 ㅌ은 있어도 ㅅ이나 ㅊ은 없잖아요. 그럼 당연히 [끄틀]로 읽어야지 [끄슬]이나 [끄츨]로 읽으면 안 되죠.
‘꽃이 예쁘다’도, [꼬치] 예쁜 것이고, 빚을 많이 지면 생활이 힘든 것도, [비즐] 많이 진 겁니다. 이것을 [꼬시] 예쁘다나, [비슬] 많이 진다고 발음하면 안 됩니다.
아무리 술 취해도 발음은 똑바로 해야겠죠?
그나저나, 오늘 저녁에는 아내가 아들턱 낸다고 몇 집을 초대한 것 같던데... 몇 시에나 끝날지... 오늘은 이 밤의 [끄틀]잡고 몸부림 치고싶지 않네요. 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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