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 / 문숙
사월의 한낮
인터폰이 울리고
아랫집 여자의 다급한 목소리
뭐 하시는 거예요, 아래층이 다 젖어요,
새는 곳을 찾아 빨리 막으세요,
뭐라구요...... 샌다구......
구멍 난 곳을 찾기 위해
누수탐지기가 동원되고
집안 구석구석을 살핀다
축축한 거실바닥을 파헤치며
이렇게 새도록 몰랐냐며
내 안을 들여다보는 수리공
아뿔싸,
또 다른 나를 찾겠다고
내부수리를 하면서
낡은 배관을 건드렸구나
봄꽃에 마음 주고 있는 사이
조금씩 내가 새고 있었구나
내 주위가 흠뻑 젖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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