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달팽이/박재희

문근영 2010. 1. 31. 11:05

달팽이

박재희

 

 

 

나는 언제나 내 벽 속에 갇혀 있다

나를 벽 삼아 허물었다

몸이 커지면 다시 쌓는 집

 

내 속에는

눈, 귀 막고 살아온 날들이

바람처럼 멈춰 있다

 

안으로만 차오르는

부끄러운 열정 관 속에 갇혀

더 높은 벽을 만들고,

 

벽의 굴레

울고 싶다

그러나 아직은 울지 못 한다

 

먼 훗날

낙엽 위에 이 몸 허물어지고 빈 집이 될 때

통곡처럼 윙윙 울기 위하여

튼튼한 집을 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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