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의자 / 이정록

문근영 2010. 1. 28. 07:16

       의자 /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라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데

       의자 몇 개 내 놓은 거여

 

 

 

       -이정록 시집 <<의자>> 문학과 지성사, 2006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호승] 장승포우체국  (0) 2010.01.29
수다 예찬 / 김기택  (0) 2010.01.28
국수가 먹고 싶다/이상국  (0) 2010.01.28
퍼스널 컴퓨터 / 최영미  (0) 2010.01.28
사랑초서 /김남조   (0) 2010.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