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항아리1 / 서정숙

문근영 2010. 1. 28.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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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1 / 서정숙

 

 

 

폭설에 모자 하나를 더 쓰고도 말이 없다

 

날도 풀리기 전에

퀘퀘하게 곰팡이 뜬 메주덩이를 넣고

소금물을 부으면

몸을 연 채 바다를 마신다

 

정성으로 돌보는 손길이 좋아

햇살에 잡균을 쫓아내고

살을 섞어 장맛이 익어가면

바람에 얼굴 맡긴 채 숨만 쉰다

 

순박한 몸으로

배신할 줄 몰라

누군가를 위해 한결같이

깊은 맛 우려내는 항아리

 

어머니도 나도

조금씩 닮으며 산다

 

시집 <새 등에는 눈이 쌓이지 않는다> 2007년 제3의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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