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페이지/오세영
패스 워드를 바꾸어버렸구나.
두드려도 이미 열리지 않는 문,
길은 아무데나 있다는데
길은 이제
막혀버렸다.네 방으로 가는 길......
잠시 채팅을 즐기는 동안
어느 해커가 훔쳐 달아나버렸을까,
그 아름다웠던 날의 황혼.
간신히 피 시 투우울에 들어가
지워진 파일을 되살리려 애쓰지만
떠오르는 명령어는 '에러'다.
누구의 집인가.
잠시 윈도우를 들여다 본다.
까르르 피는 한 가족의 웃음꽃과
밖으로 울리는 한 소절의
피아노 화음.
너인 듯 네가 아니다.
찾아도 찾아도 얽히기만 한
인터넷 경로,
그 어느 빈 방 창밑에 앉아
잃어버린 첫사랑을 탐색한다.
귀뚜라미 우는 가을 밤에 홀로
컴퓨터 키 보드를 두드린다.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떨어지는 것은 눈부시다 / 곽경효 (0) | 2010.01.27 |
|---|---|
| 묵화(墨畵) / 김종삼 (0) | 2010.01.27 |
| 내 육체라는 의복은 할머니를 입어볼 수 있을까 / 고미숙 (0) | 2010.01.27 |
| 2월 / 오세영 (0) | 2010.01.27 |
| 숲 / 김완하 (0) | 2010.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