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의 힘
-------서안나
남한산성을 내려오다 곡선으로 휘어진 길을 만난다
차가 커브를 도는 동안
세상이 한쪽으로 허물어지고
풍경도 푸름의 중심을 놓아버린다
내 생의 무게 중심이 삽시간에 흐트러진다
나는 나에게서 한참 멀어져 있다
나는 모서리처럼 몸을 세우고 곡선의 격렬함과 싸운다
내 몸에서 중심을 붙잡으려 손길들이 뛰쳐나온다
모든 것을 움켜쥐려 하던
수많은 내가 와르르 쏟아져 내린다
나에게서 내가 이탈된다
커브길을 돌아 나에게 되돌아오는 몇 초 동안
나의 경계를 넘어서고
나의 슬픈 배후까지 슬쩍 엿보게 하는
부드러운
곡선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