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우물
------장옥관
한때 나는 새의 무덤이 하늘에 있는 줄 알았다
물고기의 무덤이 물 속에 있고
풀무치가 풀숲에 제 무덤을 마련하는 것처럼
하늘에도 물앵두 피는 오래된 돌우물이 있어
늙은 새들이 거기 다 깃들이는 줄 알았다
피울음 깨무는 저 저녁의 장례
운홍사 절 마당 늙은 산벚나무 두 그루
눈썹 지우는 것 바라보며 생각하느니
어떤 죄 많은 짐승 내 뒤꿈치 감옥에 숨어들어
차마 뱉어내지 못할 붉은 꽃숭어리,
하늘 북으로 두드리는 것일까
하르르 하르르 귀 얇은 소리들이 자꾸 빠져들고
죽지를 접은 나무들 얼굴을 가리는데
실뱀장어가 초록별을 물고 돌아 나오는 어스름 우물에
누가 두레박을 던져 넣고 있다
문학사상 1998년 7월호에서
지나온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지난 노래도 예전 같지 않음을
지난 마음도 그러리라는 생각 들면서
우울한 오후 시작됩니다
초록별 지구에 풍덩 빠지면
다른 별로 태어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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