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신화
---황송문
지난 겨울
솥에 들어가지 못하고
싱크대 여기저기 굴러다니며
관심에서 벗어난 유태인 성악가가
주부의 손에 잡혀
남으로 난 창문 가에서
봄볕을 받아 속잎을 뾰족뾰족
식물성 정신을 살려내고 있다
아아, 버려진 진실에서 잎이 피는가
버려진 , 지체 부자유 애벌레
여기저기 나뒹굴다가
남쪽 창으로 컴퓨터 두둘기며
신천지와 교신하는
신화의 계시와 영감 ……
접시 물을 핥으며
잎으로 하늘에 손을 뻗치는
빠삐온이 기상나팔을 불고 있다
시집 <호남평야> 2007년 문학사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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