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편지] 제 일터 농촌진흥청이 없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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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
2008. 1. 1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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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인수위원회에서 밝힌 정부조직개편안을 보셨나요? 제가 일하는 농촌진흥청이 없어지게 생겼습니다. 18청 가운데 오로지 농촌진흥청만 없어지고, 7,000명 가까이 공무원을 줄이는데 그 가운데 1/3인 2,100명이 농촌진흥청 직원입니다. 이 정도면 농업을 포기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겁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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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춥죠? 저도 몸도 춥고 마음도 춥네요.
어제 인수위원회에서 밝힌 정부조직개편안을 보셨나요? 제가 일하는 농촌진흥청이 없어지게 생겼습니다. 18청 가운데 오로지 농촌진흥청만 없어지고, 7,000명 가까이 공무원을 줄이는데 그 가운데 1/3인 2,100명이 농촌진흥청 직원입니다. 이 정도면 농업을 포기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겁니다.
어제 오후에 그 소식을 듣자마자 늘쩍지근하고 날짝지근하니 온몸의 힘이 다 빠지는 것 같아 깨나른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습니다. (늘쩍지근하다 : 몹시 느른하다.) (날짝지근하다 : 몹시 나른하다.) (깨나른하다 : 몸을 움직이고 싶지 않을 만큼 나른하다.)
정부조직 개편 소식을 듣고 해낙낙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훔훔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해낙낙하다 : 마음이 흐뭇하여 만족한 느낌이 있다.) (훔훔하다 : 얼굴에 만족한 표정을 띠다.) 저는 부들부들 떨면서 만경하다시피 눈에 힘이 빠지더군요. 눈물도 갈쌍거리고...... (만경하다 : 눈에 정기가 없어지다.) (갈쌍거리다 : 눈에 눈물이 자꾸 넘칠 듯이 가득하게 고이다.)
어제저녁에는 6시가 넘자마자 동료들이 다 같이 술집으로 몰려갔습니다. 다들 부어라 마셔라...... 간잔지런하게 눈을 뜨고 여기저기에 대고 신세 한탄을 했습니다. (간잔지런하다 : 졸리거나 술에 취하여 위아래 두 눈시울이 서로 맞닿을 듯하다.)
아침에 일터에 나오기는 했지만 나라져서 냅뜰 힘이 없네요. (나라지다 : 심신이 피곤하여 나른해지다.) (냅뜨다 : 일에 기운차게 앞질러 나서다.)
국가의 앞날을 보고 그렇게 했겠지만, 살똥스럽고 몰강스럽게 농업을 포기한 정권...... 제발 뒤넘스런 짓이 아니었기만을 빕니다. (살똥스럽다 : 말이나 행동이 독살스럽고 당돌하다.) (몰강스럽다 : 인정이 없이 억세며 성질이 악착같고 모질다.) (뒤넘스럽다 : 어리석은 것이 주제넘게 행동하여 건방진 데가 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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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예전에 보내드린 우리말 편지입니다.
[우뢰, 우레]
반가운 비가 내렸습니다. 어젯밤에 번개 치고 천둥 치며 세차게 비를 뿌렸는데, 오랜만에 천둥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참 좋더군요.
“뇌성과 번개를 동반하는 대기 중의 방전 현상”을 ‘천둥’이라고 하죠? 그 ‘천둥’을 한자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뢰(雨雷)라고 만들었고, 속없는 학자들이 우리 사전에 그대로 올렸습니다.
그 덕분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어사전에, “소나기가 내릴 때 번개가 치며 일어나는 소리”는 ‘우뢰’라고 나와 있었죠. 그게 표준말로 인정되어서 그대로 사용한 겁니다.
그러나 이제는 바로 잡았습니다. ‘우뢰’는 ‘우레’라는 순 우리말을 보고 한자쟁이들이 억지로 만든 말입니다. ‘우레’는 우리말 ‘울다’의 어간 ‘울-’에 접미사 ‘-에’가 붙어서 된 말입니다. ‘우레’는 토박이말이므로 굳이 한자로 적을 이유가 없습니다. 아니, 굳이 그럴 이유가 없는 게 아니라, 그러면 안 됩니다.
‘우뢰’는 이제 표준어 자격을 잃고 사라진 말이니 사용하면 안 됩니다.
천둥과 함께 복수 표준어인 ‘우레’라는 말을 모르고, ‘우뢰’를 사용하다 보니, 이제는 우리말 ‘우레’가 오히려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죠. ‘우레’와 같은 뜻인 ‘천둥’도 표준말입니다.
관용어구로, “많은 사람이 치는 매우 큰 소리의 박수”를, ‘우레와 같은 박수’라고 하죠. ‘그의 연주가 끝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처럼 씁니다. 참 좋고 적절한 표현이죠.
오늘도 천둥 치며 먼 하늘에서 우레가 울려올까요? 다들 우산 챙기셨죠?
보태기) 천둥/우레/번개/벼락은 어떻게 다를까? 사전적인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 천둥/우레 : 뇌성과 번개를 동반하는 대기 중의 방전 현상 번개 : 구름과 구름, 구름과 대지 사이에서 공중 전기의 방전이 일어나 번쩍이는 불꽃 벼락 : 공중의 전기와 땅 위의 물체에 흐르는 전기와의 사이에 방전 작용으로 일어나는 자연현상
좀 풀어보면, ‘천둥/우레’는 뇌성(천둥소리)과 번개를 포함하는 낱말이고, ‘번개’는 하늘에서 일어나는 불꽃이며, ‘벼락’은 하늘에서 일어난 불꽃인 ‘번개’가 땅에 떨어진 것을 말합니다. 가르실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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